크로스핏 시장 진입을 위한 나이키의 전략??
 2016. 8. 29. 00:00  I am A Coach/CF저널, 적토마칼럼  적토마코치   comments

2007년 국내 쓰로우다운(Throw Down) 정도의 규모로 시작된 크로스핏 게임이 2016년 현재까지 약 10년동안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1위 상금이 275,000달러에 이르며 게임과 더불어 크로스핏 커뮤니티와 관련 시장도 끊임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크로스핏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리복이라는 거대한 파트너를 빠뜨리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크로스핏 게임도 2010년 양사의 '빅딜'을 시작으로 이듬해부터는 리복 크로스핏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리치 프로닝을 비롯한 여러 걸쭉한 크로스핏 스타도 배출해 내었지요.


혹여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토록 성장한 크로스핏과 리복의 파트너쉽의 시작에는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사실 크로스핏이 처음부터 리복에게 파트너쉽을 제안한 것은 아닙니다.



크로스핏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브랜드화 하기 위해 스폰서가 필요했던 크로스핏은 처음엔 나이키를 찾았습니다.  물론 나이키는 단칼에 크로스핏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마이클 조던이나 타이거 우즈처럼 세계적인 선수들과 스포츠를 지원해 오던 세계 최대, 최고의 스포츠 기업이 이색 스포츠로 치부 받는 크로스핏에 관심을 둘리가 만무했죠.



그 다음엔 언더아머를 찾아갑니다. 예상하셨다시피 또 거절을 당합니다. 아마도 나이키와 같은 이유였을 겁니다.



다시 크로스핏은 아디다스를 찾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당시 아디다스도 세계2위의 스포츠 기업이었던지라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죠. 그랬던 아디다스가 리복에게 제안을 넘깁니다. 크로스핏의 제안을 받은 리복은 당시 경영의 악화로 아디다스에게 M&A당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피트니스 관련 사업으로 재기를 꾀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리복과 크로스핏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마침 '빅딜'이 성사되었지요.

그러면서 처음 했던 사업이 리복 크로스핏 박스를 오픈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인 크로스핏 선수이자 본사 세미나 스탭인 오스틴 말레올로가 헤드코치로 있는 리복 크로스핏 원(보스턴)이 바로 최초의 리복 크로스핏 박스입니다. 




리복은 크로스핏 박스 오픈 사업을 시작으로 크로스핏 전용 신발인 나노 1.0을 비롯한 여러 크로스핏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리복과 함께 크로스핏은 기능성 트레이닝의 유행이라는 파도를 타고 세계의 피트니스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그간 보디빌딩 스타일이 장악하고 있던 헬스 & 피트니스 시장에서도 크로스핏의 영향을 받아 WOD형식의 컨디셔닝이란 트레이닝 기법을 심심찮게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기능성 트레이닝에 이어 컨디셔닝 훈련법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며 이런 흐름으로 인해 관련시장도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나이키가 등장합니다. 유명한 Metcon을 들고 말이죠. 리복 크로스핏 나노를 겨냥해서 나이키가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입니다.


물론 리복은 은근히 메콘을 비꼬며 나이키를 견제하기 시작했죠. 크로스핏 시장은 리복이 거의 장악을 했다시피해도 나이키라는 대기업과 싸움을 하기에는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나이키가 크로스핏에서 활동무대를 점점 넓혀가고 있습니다.

유명한 크로스핏 선수를 스폰하기 시작하기로 한 것이죠. 가장 대표적으로는 2016 리복 크로스핏 게임 우승자 맷 프레져(Mathew Fraser)를 들 수 있습니다.


2014년 1위 리치 프로닝, 2위 맷 프레져, 3위 제이슨 칼리파


2015년 1위 벤 스미스, 2위 맷 프레져, 3위 패트릭 벨러


맷은 만년 2위의 크로스핏 선수였습니다. 물론 크로스핏 2위라는 성적은 운동 좀 한다고 얻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닙니다. 14년에는 내리 3년을 우승한 리치 프로닝에 밀려 2위를 했고 15년에는 벤스미스에게 밀려 또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아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대단한 선수이지요. (2년 연속 순위안에 들다니...)



그런 맷 프레져가 드디어 16년 크로스핏 게임 우승을 차지 한 것입니다. 나이키 메콘을 신고 말이죠. 그동안 우승자들이 리복 스폰 선수로서 나노를 신고 오른 시상대였지만 올해 만큼은 나이키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감히 나이키의 승리라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크로스핏 게임 우승자는 크로스피터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란 점에서 장비를 선택할 때 들이 사용하는 제품들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점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나이키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리복의 입지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마침 나이키에서 크로스핏 게임 우승을 한 맷 프레져를 기념해 그만을 위한 싱글 에디션을 제작해 주기도 했습니다. )



맷 프레져뿐만 아닙니다. 로렌피셔(Lauren Fisher)라는 여자 선수도 나이키에서 스폰하고 있는데 한국 나이로는 23세로서 예쁜 외모와 2014년 쥬니어 세계 역도 챔피언십 단체전 미국대표, 2014 리복 크로스핏 게임 9위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크로스핏 내에서 주목 받고 있는 선수 중 한명입니다.



로렌피셔는 크로스핏 Invictus라는 유명한 박스소속인데 인빅투스 박스 자체가 나이키와 제휴를 맺었나 봅니다. 여기에는 조쉬 브릿지라는 유명 선수도 소속되 있는데 이런 추세를 보면 앞으로 나이키 스폰 크로스핏 선수가 더 많아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면 수년 전 크로스핏이 제휴를 제안했을 땐 차갑게 거절하더니 이제와서 크로스핏 시장에 기웃거리는 나이키가 아니 곱게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아마 리복의 입장도 저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중요한 것은 크로스핏의 생각이겠죠. 표면적으로는 리복과 크로스핏의 입장이 같아 보일지 몰라도 비지니스 시장에서는 단지 의리로만 모든 것이 진행되지 않으니까요.


앞으로 리복은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크로스핏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천문학적인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나이키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자칫하다간 리복 크로스핏 게임이 아닌 나이키 크로스핏 게임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리복 커넥션 박스 강남역 크로스핏 골든 크라운 크로스핏 코치이기 때문에 오직 리복 제품만 사용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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